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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솔직함이 자연스러운 시대.
작성일 2002-12-04 조회수 2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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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성형도 문화의 일부 솔직함이 자연스러운 시대이다. 아직도 서울시 도심 곳곳엔 70년대를 연상시키는 재래시장이 많이 남아있다. 지저분하고 질퍽한 길바닥에 군데군데 물도 고여 있고 채소 찌꺼기, 오물이 널려있다. 길가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나 할머니쯤 되보이는 분들이 커다란 광주리에 두부, 나물, 과일, 땅콩 등을 담아 길바닥에 내려놓고 그앞에 쭈그리고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말을 건넨다. 시장의 입구는 항상 사람들과 시내버스로 혼잡을 이루며 나이드신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머리위에 커다란 소쿠리를 받쳐들고 교통신호에 아랑곳하지 않고 찻길을 마구 건너 다닌다.
시끄러운 소음, 음식냄새와 쓰레기 냄새가 섞여 나름대로 개성있는 독특한 시장냄새... 먹고 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린 상기된 모습의 시장사람들... 이제는 많이 개선되어 환경이 좋아 졌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 구석엔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런데 그 속에서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거의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과거 필자가 어릴때도 그러했고 몇십년이 지난 현재도 대다수가 여성이다. 그래서 ‘시장’ 하면 떠오르는 수식어가 바로 ‘아줌마’라는 인식이 굳어진 것이 아닌가 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악착같은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남성우월주의가 심한나라라 할 수 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를 보면 여성을 암탉, 암퇘지에 비유하였다. 조선시대에는 남존여비사상이 심하였고 신라시대에 와서 여왕이 국가를 통치하게 될 정도로 여성의 지위는 많이 높아 졌었다. 물론 김부식이란 삼국사기의 작가는 여성관에 있어서 적지 않은 비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성을 남성보다 하위개념에서 상대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는 아직도 마찬가지이다.
현대에 와서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분위기가 여성의 지위향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얼마전 영국의 파이넨셜 타임스의 보도를 예로 들면 미국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우위시대를 예상하였고 관리, 전문직 분야에서 남성비중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동등노동, 동등임금’을 주장하고 있고 ‘남성임금에 대한 여성임금의 비율이 70념대에는 시간당 63%이던 것이 2001년에는 78%로 상승하였다. ’미국 고용정책재단(EPF)‘ 에서는 여성의 관리 전문직 종사자가 2030년에는 남성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산업은행 신입행원 중 40%가 여성 이었고 서울시에서 시행한 2002년 공무원 임용시험에서 합격자중 50% 이상이 여성이었다고 발표하였다.
패션의 메카로 자리잡은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은 과거의 재래시장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한지 오래고 지금은 현대적인 감각의 거대한 동남아 최대의 의류시장으로 탈바꿈하였다. 현재 수많은 의류업체들이 독립적인 디자인과 매장으로 자리잡고 있고 여기서 장사하는 많은 여성들은 재래시장으로 있을때의 시장 아줌마가 아닌 나름대로의 브랜드를 갖고 있는 사장이요, 디자이너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점차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일종의 우먼파워가 형성되고 있으며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개선해 보려는 새로운 고민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외모에 대한 관심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는 시대상황에 따른 자연스런 문화적 현상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잘생기고 이쁘다는 기준은 그 시대 사회의 문화적인 흐름에 기초를 두기 때문에 미의 기준은 아주 자연스럽게 바뀌게 된다.
그래도 공통적인 특징은 과거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이뻐지고 싶은 사람들의 욕망이다. 사회활동이 적어 여성의 지위가 낮을 때는 그만큼 남성들 보다 목소리가 낮아 자신의 욕망을 표출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여성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성의 목소리는 높아져 있고 이와 더불어 의술의 발달, 경재적인 부의 축적 등이 서로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성형의 빈도가 높아진 것이라 생각한다. 옛날 흑백TV를 생각하면 상당한 문화적인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TV가 잘 나오게 하기 위하여 안테나를 높게 만들어야 했고 리모콘이란 기계가 없어 채널을 돌리려면 걸어가서 돌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과거 불편해 하던 기능적인 문제는 리모콘 하나로 뭐든지 되는 시대가 되었으며 이제는 기능이 아닌 리모콘의 디자인, TV의 디자인 에 승부를 걸고 모든 기술력을 투자하고 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과거엔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은 기쁘거나 슬프거나 대포한잔으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는 보다 과학적인 의학적 치료를 통하여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한다. 진짜 미쳐야 정신과를 가는 시대는 지났고 정신과 의사는 뚜렷한 정신질환이 있는 환자만 치료해야 한다는 선입견도 없어져 생활의 카운슬러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성형외과 의사의 한사람으로 성형을 부추기는 성형외과의사는 없다고 본다.
한 건설업자의 말을 예로 들면 앞으로 건설은 디자인의 싸움이라고 하였다. 현대는 솔직함이 미덕이요, 솔직함이 자연스러운 시대이다. 모든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가 자연스럽게 부각되어 사회 모든 분야의 틀로써 자리 잡고 있다. 이런 사회분위기, 문화적인 변화의 한 부분으로 성형이 부각된 것이지 어느 특정다수에 의한 의도,성형을 부추기는 무언가에 의한 것이 아니며 미용성형외과라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다른 의료분야 보다 지나치게 표면화되어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한다. 약방의 감초처럼 잊혀질 만 하면 보도되는 성형에 대한 잘못된 이해는 하나의 문화를 좋은 방향으로 양성화시켜 발전시키느냐, 아니면 잘못된 시선을 조장하여 나쁜 문화로 이끄느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김헌준 성형외과 전문의)